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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입에 착 감기는 ‘에너자이저’, 새우

Jadam | 201511

가을 새우는 굽은 허리도 펴게 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힘이 나게 하는 음식이라는 의미다. 게다가 새우는 맛도 좋다.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새우를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회부터 젓갈까지, 어떻게 먹어도 맛있다. 그야말로 안 되는 게 없는 식탁 위의 팔방미인이다. 

 

pmo웹진15가을_새우_메인(저)

 

 

누가 새우를 ‘노인’ 닮았다 하는가
새우는 해로(海老), 즉 ‘바다의 노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등이 굽은 모양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새우의 입장에 보면 굉장히 못마땅할 수도 있는 별명이다. 새우가 힘차게 튀어 오르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새우의 모습에서 ‘노인’의 모습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일식집에서는 회로 많이 먹는 차새우나 보리새우를 ‘오도리’라고도 부르는데, ‘오도리’란 일본어로 춤을 춘다는 뜻이다. 그만큼 살아있는 새우의 움직임이 역동적이라는 의미다.
오히려 ‘먼 길 떠나는 남자에게 새우를 먹이지 말라’거나, ‘혼자 여행할 때는 새우를 먹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새우는 스태미나를 보강하는 데 더 없이 좋은 식품이다. 한방에서 새우는 활력의 원천인 신장을 강하게 해주어 양기를 북돋아주는 대표적인 강장식품으로 꼽힌다. 

새우는 몸을 망치는 콜레스테롤 과잉의 주범?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하며 비타민B가 많이 들어있어 피로 회복에도 좋은 새우는 가끔 억울한 오해를 받는 경우가 있다. 바로 콜레스테롤이 많아서 몸에 나쁘다는 오해다. 사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의 주요 성분으로, 성호르몬과 같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물질이며, 간이 지방의 소화를 돕도록 담즙산을 만드는 데도 필요하다.
사실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동맥경화 등 성인병을 유발시키는 LDL(저밀도 리포단백질) 콜레스테롤이다. 물론 새우에는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도 들어있지만,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고밀도 리포단백질) 콜레스테롤이 더 많이 들어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 마디로 심혈관계 질병이 있는 사람에게도 적당히 먹는 새우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먹지 않는 것이 손해다. 

새우의 ‘에너지’를 통째로
‘일물전체(一物全体)’라는 말이 있다. 식품이 가진 고유의 에너지를 그대로 섭취하려면 버리는 거 없이 통째로 먹으라는 뜻이다. 이 일물전체라는 말은 새우를 먹을 때도 그대로 적용된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가능한 한 다 먹는 것이 좋다. 새우에 많이 들어있는 타우린은 오히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게 해주며, 간 해독에 좋은 물질로 알려져 있다. 고단백 식품인 새우에는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 함량도 높아 곡물 중심 식사를 하는 한국 사람에게 특히 좋은 음식이다.
무엇보다 새우의 껍질과 꼬리를 먹어야 하는 이유는 그 안에 칼슘이 많이 들어있기도 하지만, 아스타크산틴(astaxanthin)이라는 천연색소가 있어서다. 새우에 열을 가했을 때 새우가 붉은 색으로 변하는 것이 바로 이 물질 때문이다. 아스타크산틴은 새우나 게 등의 갑각류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카로티노이드의 일종으로, 비타민E의 500~1,000배에 달하는 항산화물질이다. 항산화물질이기 때문에 노화방지는 물론이고 망막세포의 산화반응을 억제하는 등 젊게 사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렇게 해먹어도, 저렇게 해먹어도 맛있다
새우를 먹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 생으로도 먹고, 굽거나 쪄서도 먹고, 볶기도 하고, 튀겨서 먹기도 하고, 말려서도 먹고, 젓갈을 담가 먹기도 하고, 끓여서 국물을 내 먹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역시 가을에 먹는 대하(자연산 대하는 매우 귀해서 실제로 우리가 많이 먹는 것은 왕새우라 부르는 양식 흰다리새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이다. 살이 통통하게 올랐을 때 굵은 소금을 깔고 구운 대하는 그야말로 꿀맛이다. 싱싱한 새우라면 간장게장처럼 짭조름하면서도 탱글탱글한 새우 속살을 즐길 수 있는 간장새우로 만들어 오래 두고 먹어도 좋다.

 

pmo웹진15가을_새우꼬치요리(저)

 

 

새우는 아욱, 마늘종, 호박, 양배추 등과 함께 요리에 많이 사용하는데, 이런 채소들을 이용하면 새우에 부족한 비타민A나 비타민C 등을 보충할 수 있어 좋다. 새우젓의 경우는 돼지고기와 환상 궁합을 자랑하는데, 새우젓에 돼지고기 소화를 돕는 리파아제가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보통 새우의 머리는 많이 떼어버리는데, 진짜 새우의 맛을 즐기려면 머리를 먹어야 한다. 기름에 달달 볶아 껍질이 바삭해진 머리 부분을 씹으면 새우의 진한 고소함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또한 새우 요리를 할 때 새우 등을 자연스럽게 구부린 상태에서 두 번째 관절 사이에 이쑤시개 같은 것을 집어넣어 검은 줄 모양의 내장을 제거하면 깔끔한 새우 맛을 즐길 수 있다. 삶을 때는 소금과 식초를 약간 넣으면 색도 선명해지고 맛도 더 좋아진다. [대하꼬치구이 요리법 보러가기]

글을 쓴 전은정은 ‘목수책방’이라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며 자연, 생태, 농업 관련 책들을 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살리는 먹거리에 늘 관심이 많다.  

CREDIT

프리랜서 작가 전은정

사진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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