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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포슬포슬 노란 속살에 담긴 여름의 맛, 감자

Jadam | 201507

감자가 가장 맛있다는 계절, 여름이다. 기세등등한 태양의 기운을 고스란히 빨아들여 땅속에서 실하게 몸집을 불리는 감자는 그야말로 여름이 주는 최고의 선물 중 하나다. 비옥한 땅이 품고 길러낸 여름 감자를 더욱 맛있고 건강하게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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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C, 사과보다 많아요
감자는 한 여름 밤, 입이 궁금한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주는 좋은 친구였다. 갓 쪄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포슬포슬한 감자의 구수한 냄새는 여름방학의 냄새였고, 고향의 냄새였다. 4월쯤 파종해 여름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수확하는 햇감자는 보통 1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고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 즈음에 수확하기 때문에 ‘하지감자’라고도 부른다. 특히 일교차가 커서 다른 지역보다 녹말 성분이 더 많이 만들어지고, 서늘한 기후 때문에 병충해를 덜 입는 강원도 고랭지 햇감자는 인기가 높다.
남미가 원산지인 대표적인 여름 제철음식 감자는 ‘땅속에서 나는 사과’, ‘토두(土斗)’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식물답게 각종 영양소가 아주 풍부하게 들어있다. 감자에는 비타민C를 비롯해 각종 비타민과 칼륨, 철분, 마그네슘 같은 무기물질이 많다. 특히 사과의 2배나 들어있다는 감자 속 비타민C는 가열해도 잘 파괴되지 않는 장점까지 있다. 또한 감자에 많이 포함되어 있는 칼륨 성분은 나트륨과 몸속 노폐물의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 등 혈관계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되고 피로회복에도 좋다. 무엇보다 감자는 탄수화물이 풍부하지만 열량이 낮고 식이섬유가 풍부해 식사대용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아주 훌륭하다. 그래서 감자는 저녁에 먹어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간식으로 딱 좋다. 

감자, 사과와 함께 두세요
감자는 흠집이 없고 싹눈이 깊지 않고 둥글둥글한 것, 껍질이 얇고 단단해 보이는 것이 좋다. 색도 중요한데, 껍질이 거무튀튀하거나 초록색이 도는 것은 좋지 않으며, 노르스름한 색이 도는 것이 더 맛이 있다.
감자를 오래 신선하게 먹고 싶다면,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음지(5~10도)에 두어야 한다. 바람이 잘 통해야 하기 때문에 비닐보다는 종이 박스나 신문지 등에 싸두는 것이 좋다. 보통 감자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냉장고에 넣는 경우가 많은데, 감자는 냉장고에 두면 오히려 아크릴아마이드라는 유해물질이 생겨 좋지 않다. 그렇다고 또 밖에 두면 여름철에는 금방 감자에 싹이 나버린다. 이럴 때는 감자를 보관하는 박스 안에 사과를 한두 개 같이 넣어두면 좋다. 사과에서 나오는 에틸렌 가스가 감자에서 싹이 나는 것을 억제해주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감자의 싹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소가 들어 있다. 열에 강해 가열해도 독이 쉽게 사라지지 않아 애초에 싹이 난 부분은 깨끗하게 도려내고 먹어야 한다. 또한 감자를 두는 곳에 양파를 같이 두는 사람이 많은데, 감자와 양파는 함께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같이 보관하면 감자는 시커멓고 푸르게 변하며, 양파는 금방 물러지기 때문이다. 

맛있는 감자, 더 맛있게 즐기는 법
햇감자는 수분과 전분이 많아 그냥 쪄 먹기만 해도 맛이 있다. 햇감자의 포슬포슬한 식감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버터나 생크림을 발라 오븐에 구워먹어도 좋다. 이때 올리브유, 치즈가루, 베이컨, 마늘 등을 첨가하면 더 맛있는 감자 오븐구이를 완성할 수 있다. 감자를 오븐에 통으로 구워 눌러 으깬 후, 수분이 완전히 날아간 감자에 생크림과 버터, 말린 과일이나 채소 등을 취향에 맞게 넣어 매시드 포테이토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먹이고 싶을 때는 삶은 감자를 으깬 것에 소금에 절인 오이, 당근, 우유, 마요네즈, 설탕, 후추 등을 넣고 더 부드러운 매시드 포테이토를 만들어주면 좋다. 감자를 이용해 아이들 간식을 만들어주고 싶다면, 피자 도우를 밀가루가 아닌 곱게 채 썬 감자로 만들어보는 것도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감자는 전분이 많기 때문에 볶음 요리를 할 때는 물에 담가서 겉의 녹말 기를 없애고 조리해야 조리기구 바닥에 눌러 붙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튀길 때도 물기를 제거한 후에 튀기는 것이 기름이 튀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쓰고 남은 감자는 물 또는 식초를 몇 방울 섞은 물에 담가 보관하면 갈변이 일어나지 않는다. 

글을 쓴 전은정은 ‘목수책방’이라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며 자연, 생태, 농업 관련 책들을 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살리는 먹거리에 늘 관심이 많다.

CREDIT

프리랜서 작가 전은정

사진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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