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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제주 전통 어간장’의 매력

Jadam | 201311

평소 채소 요리를 연구하는 일을 하면서 음식의 맛을 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채소 본연의 좋은 맛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주연이 되는 채소에 조연이 되는 식재료의 궁합을 잘 맞출 것. 둘째, 필요 이상의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을 것. 셋째, 최상의 기본 조미료를 갖추어둘 것. 이렇게 세 가지를 철칙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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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중 두 가지가 조미료에 관한 철칙인데, 그만큼 음식의 맛을 내는 데는 식재료의 상태만큼이나 조미료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 그래서 항상 좋은 조미료와 식재료를 찾는 것에 열심일 수밖에 없는 나는 ‘올가 제주 전통 어간장’을 접하고 꽤 좋은 물건이 손안에 들어왔다는 쾌재를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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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요리, 조림에도 넣어요
제주도의 푸른 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어린 고등어와 전갱이에 신안 천일염을 뿌려 빛깔 좋고 담백한 액젓을 만든 뒤, 제주 밀감 엑기스, 완도산 다시마, 제주산 무말랭이를 넣어 3년 이상 숙성 발효시켜 만든 것이 바로 이 어간장이란다. 한 달간 밥을 제외한 모든 요리에 조금씩 넣어가며 맛을 탐구했다. 특히 육류와 어패류를 사용하지 않고 채소만으로 하는 요리에 효과적이었다. 채소만으로 요리를 할 때 간혹 2% 정도 부족한 맛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한다.
일단은 우리 밥상에 친숙한 콩나물무침, 시금치무침, 고사리볶음, 도라지무침 등 나물요리에 4인 기준으로 1작은술(5㏄) 정도만 넣어도 감칠맛이 난다. 국 종류로는 소고기무국이나 굴국, 황태국 등과 같은 맑은 국과 비지찌개나 순두부찌개와 같은 담백한 찌개에 넣어주면 그 맛이 잘 어우러질뿐더러 밋밋하게 퍼져있는 국물 맛을 확 조여주는 역할을 한다. 또 두부조림이나 감자조림, 장조림과 같은 조림요리는 간장의 양을 조금 줄이고 어간장을 대신 넣으면 훨씬 맛이 좋다. 부침개나 전을 찍어먹는 양념장에도 간장과 섞어 넣거나 어간장만으로 양념장을 만들어도 좋다.

액젓 대신 어간장을 써봐요
10월에는 꽃게가 제철이라 게장을 담갔었는데, 간장과 어간장의 비율을 5대 1로 잡아 양념장을 만들었더니 아주 맛있었다. 꽃게 5마리 기준에 물 8컵, 간장 5컵, 어장 1컵 그리고 마늘이나 생강, 마른 고추 등의 재료를 맞추어 넣어주면 된다. 평소에는 까나리액젓을 사용했었는데, 어간장을 대신 넣었더니 짠맛은 줄어들고 깊은 감칠맛이 돌아 더욱 맛있는 게장이 되었다.
이렇게 까나리액젓이나 새우젓, 멸치액젓 같은 액젓을 사용했던 모든 요리에 어간장으로 바꾸어 사용하면 좋다. 사실 젓갈은 짠맛이 너무 세거나 그 향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하지만 어간장은 액젓을 다시 한 번 숙성 발효시켜 만든 장이기 때문에 그 향이나 맛이 액젓에 비해 부드럽고 거부감이 없다. 게다가 자연의 시간으로 깊이 있게 농익은 발효의 맛과 향이 배어 있어 먹은 뒤 입안에서 잔잔하게 여운이 남는다.

피쉬소스, 참치액보다 좋아요
어간장과 비슷한 용도로 요즘 잘 사용하는 것 중에 참치액이라는 것이 있는데, 참치액 역시 식품 유형으로 보면 장이 아니라 소금에 삭힌 액젓이다. 액젓에 다시마와 무를 첨가하여 맛을 낸 것으로 어간장과 맛을 비교하면 단맛이 강하고 혀에 겉도는 짠맛이 있다. 또 어간장과 비슷한 것으로 태국의 피쉬소스가 있다. 피쉬소스는 우리나라 액젓에 가까운 조미료다. 그러나 생선 특유의 꼬릿한 냄새가 우리에게 친숙한 것이라기보다는 약간 이질감이 도는 냄새에 맛 또한 짠맛이 강하고 감칠맛은 적다. 피쉬소스는 동남아시아 요리를 할 때 간혹 사용할 뿐 밥상에 항상 올라가는 한식에 활용하기에 액젓보다는 효과적이지 않다.
올가 제주 전통 어간장은 맛뿐 아니라 원재료와 제조과정까지 믿을 수 있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아마도 앞으로 항상 옆에 둘 소중한 조미료가 될 것 같다.  

CREDIT

프리랜서 작가 이양지

사진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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