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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지구촌 ‘저칼로리 도시락’ 열풍 진단

Jadam | 201305

2012년 F/W 서울패션위크 백스테이지 현장. “살 찔까봐 저녁을 굶는데 이 도시락이면 괜찮겠어요. 하루에 1,200칼로리 밖에 안 되니까요.” “일단 맛있어요. 칼로리가 적혀 있어서 좋고. 맛이 없으면 안 먹게 되는데 맛있으니까 먹으면서 다이어트할 수 있어요.” 이른 새벽부터 시작된 리허설로 지친 모델들의 점심시간. 날씬한(이라기에는 상당히 마른) 몸매의 그녀들이 오물오물 맛있게 먹고 있는 도시락이 예사롭지 않다. 고급스러운 케이스부터 알찬 메뉴 구성에 세련된 스타일링까지! 매일 삼시세끼를 집으로 배달도 해준다는 이 도시락, 알고보니 세계적인 트렌드란다.

 

계란말이

 

다이어트는, 불가능하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 열에 아홉은 길어야 18개월 안에 포기하고 만다.” 영국노화연구협회 회장인 리처드 파라거 브라이턴대 교수의 말이 아니더라도 다이어트가 힘들다는 건 누구나 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꼽으면서 “장기적인 투병이 필요한 질병”이라고 경고했다. 치료(다이어트) 과정이 얼마나 길고 고되면 투병이라고까지 표현했을까?!
비만이 아닌 이들에게도 다이어트는 언제나 핫이슈다. “가장 예쁜 옷은 날씬한 몸”이라는 유명 패션 스타일리스트의 돌직구는 정상 체중인 이들도 다이어트에 뛰어들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세상에 무수히 많은 다이어트 방법이 존재하는 건, 바꿔 말하면 그것들의 성공 확률이 낮다는 말도 된다. 전세계가 ‘식습관 개선’에 주목하고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타니타

 

배불리 먹이고 살도 빼주는 타니타 직원 식당
세계 1위의 체중계 제조사인 일본 타니타 사에는 뚱뚱한 직원이 없다. 하루 한 끼 회사에서 제공하는 점심을 꾸준히 먹기 때문이란다. 실제로 직원 식당 밥을 1년 간 꾸준히 먹은 직원의 몸무게가 21킬로그램이나 빠졌다. 타니타 직원 식당의 원칙은 칼로리와 염분은 줄이되, 맛있고 배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칼로리와 염분을 낮추는 데만 치중한 나머지, 지나치게 싱겁고 양도 너무 적었다. 또 음식의 종류와 가짓수도 다양하지 못했다. 직원들은 직원 식당을 외면했다. 직원 식당 개선을 위해 사장과 영양사가 머리를 맞대고 저칼로리와 저염이라는 원칙은 지키되, 맛있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조리법을 개발했다. 직원들은 다시 직원 식당을 찾기 시작했고, 이곳의 레시피를 담은 책 <타니타 직원 식당>은 일본에서 500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며 500만 부 가까이 팔려나갔다.

영양 균형 맞춘 저칼로리 도시락 배달 서비스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무수히 많은 다이어트가 실패로 돌아간 가장 큰 이유는 배고픔을 고통스럽게 참거나 맛을 포기한 채 건강을 위해 두 눈 딱 감고 먹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타니타 직원 식당의 레시피는 재료 선택에서부터 조리법, 맛과 영양까지 모두 ‘지속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꾸준히 건강하게 먹는 습관을 갖는 일. 다이어트는 불가능에 가깝지만 식습관을 바꾸는 일은, 어렵지만 가능하다.
최근 미국, 일본 등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저칼로리 도시락 배달 서비스’는 집으로 찾아오는 타니타 직원 식당이랄 수 있다. 한 끼 평균 320칼로리, 하루 평균 1,200칼로리의 저칼로리 식단으로 요리된 음식이 매일 집까지 배달된다. 급속도로 발달한 배달 문화와 ‘결국은 식습관’이라는 깨달음이 빚어낸 21세기 건강 풍속도다.

미국, 저칼로리식에 일대일 상담 서비스까지
국민 4명 중 1명이 비만이요, 사망 원인 1위가 비만인 나라답게 다이어트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지닌 미국인들이 최근 도달한 결론도 저칼로리식과 개인별 맞춤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통한 식습관 개선이다. 얼마 동안 몇 킬로그램을 감량해준다는 결과 지향적 방식에서 먹는 방법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잘못된 식습관을 지적하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웨이트워처스, 제니크레이그, 뉴트리시스템 같은 글로벌 다이어트 전문 회사들도 일상 생활 속 식습관 변화를 통한 다이어트에 주목하며 자신들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저칼로리식 음식을 개발, 배달 서비스 중이다. 저칼로리식은 원료, 조리법의 변화로부터 시작한다. 예를 들면, 파스타, 닭이 주재료인 ‘레몬허브 치킨’은 파스타, 닭가슴살, 껍질콩, 방울토마토들의 양을 모두 비슷하게 하면 210칼로리로 낮출 수 있다. 웨이트워처스와 제니크레이그는 저칼로리식에서 더 나아가 먹는 법, 운동, 심리 치료 같은 행동 지침을 전하는 일대일 맞춤 상담에 더 집중하고 있다.

 

당근

 

일본, 아침은 ‘도시락’으로 가볍게 시작
미국에 비해 일본은 ‘건강’과 ‘복지’ 측면이 강하다. 이미 초고령 사회로 접어든 일본에서는 노인 대상의 사업들이 활발한데 ‘실버 도시락 배달’도 그 중 하나다. 스스로 끼니를 준비할 수 없거나 식구가 적어 매일 끼니를 만들기 귀찮아하는 노인들을 위해 식사를 집으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당뇨식 같은 환자 맞춤식 도시락도 인기다.
최근에는 맞벌이 부부, 1인 가구, 다이어트 남녀들도 저칼로리 도시락에 동참하고 있다. 건강을 위해 아침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실제로 가정에서 아침을 먹는 사람은 점점 줄고 있는데, 룸 서비스라 불리는 도시락 배달이 이를 대체해주고 있다. 일본의 저칼로리 도시락은 다양한 식재료와 신선한 채소를 넉넉히 사용하며, 맛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저염식은 기본. 다양한 연령대에서 효과를 봤다고 입소문이 났다. 2005년 식생활 교육 기본법이 제정되었고, 각 구청에서도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저칼로리식 등 식습관 개선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높다.

한국, 가볍기만 한 다이어트 도시락의 변신
얼마 전 소셜 쇼핑에 ‘다이어트 도시락 배달’ 상품이 등장했다. 아직은 맛과 영양, 포만감을 고루 만족시키는 진정한 저칼로리 도시락이라기보다는 채소 샐러드나 과일, 닭가슴살 위주의 양이 적은, 말 그대로 가벼운 도시락이나 레몬 디톡스 패키지(레몬, 시럽 등 레몬 디톡스 음료를 만들 수 있는 재료로 구성), 덴마크 도시락(식빵, 고기, 원두커피들로 구성) 등 특정 다이어트법이 담긴 도시락이 주를 이룬다.
저칼로리식 도시락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칼로리와 기초 영양소의 균형(탄수화물 5, 지방 3, 단백질 2의 비율)이다. 전문가들은 다이어트에 정해진 칼로리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평균 여성은 1,200~1,300칼로리, 남성은 1,500칼로리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저염, 저지방, 저당은 기본, 메뉴 구성이 다양하고 맛도 좋아야 한다. 그래야 꾸준히, 즐겁게,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원재료의 신선도며 조리 공정이 위생적인가도 살펴야 한다. 값이 너무 싸면 의심스럽다. 식사방법 등 식생활 전반을 가이드 해준다면 더 좋다.
우리나라에도 미국과 일본의 경우처럼 식사 형태의 저칼로리 도시락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풀무원 ‘잇슬림(www.eatsslim.co.kr)’도 그 중 하나다. ‘잇슬림’은 나트륨과 칼로리를 엄격히 제한(한 끼 340칼로리 내외)하면서도 우리가 좋아하는 한식, 양식, 디저트가 고루 제공되어 심리적 만족도며 식습관 개선 효과가 높다.
저칼로리 도시락의 목표는 결국 입맛을 바꾸는 일이다. ‘이렇게 먹어야 한다’는 도시락의 가르침을 잘 배우고 익혀, 마침내 도시락과 작별을 고할 수 있어야 진짜 저칼로리 도시락인 거다.

[사진설명] 풀무원의 저칼로리 도시락 ‘잇슬림’의 점심 메뉴 중 하나인 ‘버섯 오므라이스’. 

CREDIT

<자연을담는큰그릇> 편집실

사진톤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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